덕수궁(德壽宮)-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너를 만났었지
난세에 찾아간 곳 덕수궁(德壽宮)은 원래부터 궁궐로 쓰기 위해 지은 건물이 아니다. 조선왕조의 법궁은 경복궁이었고, 임진왜란 이후 오랜 기간 창덕궁이 정궁이었다. 조선 왕조의 기틀을 세운 정도전도, 왕실의 주인들도 덕수궁 자리에 궁을 세우고, 왕이 기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곳은 남편을 잃은 세자빈 한 씨(후에 인수대비)가 궁궐 밖에서 살던 집이었고, 성종의 형이자 인수대비의 큰아들인 월산대군이 물려받은 집이었다. 따라서 처음부터 규모도 크지 않고, 단청도 칠하지 않은, 그저 조금 큰 사대부의 집이었다. 덕수궁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임진왜란 시기이다. 경복궁은 물론 창덕궁까지 불타버려 갈 곳이 없었던 선조는 월산대군의 집에 몸을 의탁했다. 왕이 기거했던 곳이니 궁이 되었고, 경운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