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빠는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에 떠나셨는데, 벌써 초겨울이 됐네요. 아빠가 떠나던 날의 기억이 꿈처럼 희미하기만 하고, 아직도 아빠가 퇴근하면서 돌아오실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 3편을 골라봤습니다.
영화 ‘굿바이(おくりびと)’에서 주인공은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로 일하다가 정리해고당하고, 먹고 살기 위해 장의사가 됩니다. 도쿄에서 첼리스트로 일할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는데, 장의사가 되니 모두들 피하고, 비난하기만 합니다. 심지어 부인조차도 “더럽다”라고 말하고 떠납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말하기 꺼려하고, 무서워하고, 멀리하려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주인공은 어렸을 때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듣습니다. 그리고 돌멩이 하나에서 아버지의 마음을 읽고, 정성스럽게 아버지를 보내드립니다.
영화 ‘로건’에서도 아버지를 떠나보냅니다. 울버린과 프로페서 X는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울버린은 그를 아버지처럼 여깁니다. 반면 로라는 울버린의 유전자로 태어났지만 감정적으로는 남과 다름없습니다. 울버린은 정신적 아버지인 프로페서 X와 생물학적 딸인 로라를 지키려 고군분투합니다.
그의 모습에서 가족의 무게를 짊어진 가장의 모습이 보입니다.
울버린은 프로페서 X를 잃고, 로라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부르지만 울버린을 떠나보냅니다. 히어로 울버린이 아닌, 가족을 그리워했던, 가족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인 로건의 뒷모습이 아프게 다가옵니다.
로건(Logan, 2017)-잘 가요 울버린
1. 그냥 이대로 사라져도 되지 않을까 울버린이 엑스맨 중에서 가장 강한 능력을 가졌다고는 볼 수 없다. 그저 몸이 단단하고, 남들보다 상처에서 좀 더 빨리 회복될 뿐이다. 그랬기에 오래 버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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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코’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가족을 떠났던 헥토르는 계속 가족을 그리워하지만 결국 가족에게로 돌아오지 못합니다. 죽어서도 사랑하는 딸을 볼 수 없었죠. 다시 만날 때까지 기억해 달라는 헥토르의 노랫말이 가슴을 울립니다.
코코(COCO, 2017)-Remember me
1. 사람은 언제 사라지는가 죽는다는 건 뭘까? 그대로 사라지는 것일까? 영화의 대사로도 나와있지만 멕시코에서는 죽음을 3단계로 나눠서 본다고 한다. 육체가 숨을 거둘 때 생물학적으로 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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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기억할게요. 사랑해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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