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문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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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왼쪽부터 아마존 재팬, YES24, 네이버 영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계속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향이란 단어에 그다지 감흥이 없습니다. 저에게는 서울이 현재 진행형의 공간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제게 있어 도쿄는 마음의 고향, 그리운 공간입니다. 도쿄에서 살겠다고 스스로 결정했고, 그것이 제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그곳에서 저는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쿄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옵니다.

 

拝啓、父上様(친애하는 아버님께)는 도쿄 가쿠라자카를 배경으로 사라진다는 것과 과거에서 한걸음 나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가쿠라자카는 도쿄 한복판에 있는 재미있는 공간입니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황궁과 국회의사당에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정재계 인사들이 자주 찾았고, 곳곳에 유명 음식점이 숨어있어 교토의 기온에 비견됩니다.

그런 이유로 그곳은 낮과 밤의 얼굴이 다릅니다. 낮에는 관광객이 몰려오는 평범한 도쿄의 거리지만 밤이 되면 어른들의 공간, 비밀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곳이 됩니다.

 

소토보리 공원에서

이 드라마가 그려내는 가쿠라자카가 마음에 들어 도쿄로 향했습니다. 가쿠라자카의 좁은 골목길, 칸다 가와 주변의 벚꽃길과 커널 카페가 저의 시간을 채웠습니다.

 

 

가쿠라자카를 따라서 올라가다보면 와세다 대학이 나오고, 나츠메 소세키가 살던 동네도 나옵니다. 재일 한국인으로 처음 도쿄대학 정교수가 된 강상중 교수가 도쿄 산책자에서 그 길을 소개합니다.

 

강상중 교수는 도쿄의 여러 곳을 소개하면서 존재와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강상중 교수가 도쿄에 살면서도 이방인이기에 그런 질문을 던질 수 있겠죠. 익숙한 생활 공간이 질문 하나에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신국립미술관, 가부키초, 긴자, 도쿄역 등의 익숙한 공간에서 외로웠던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날씨의 아이는 빗물에 잠기는 도쿄를 그려냅니다. 진구구장, 신주쿠, 요요기, 레인보우 브릿지 등 익숙한 공간을 아름답게 그려낸 작화에 감동하고, 그 공간들이 빗물에 잠기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옵니다.

날씨의 아이(2019)-희생양을 거부한다

 

날씨의 아이(2019)-희생양을 거부한다

1. 신카이 마코토가 세상을 보는 방식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전작 "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이 메가 히트를 치면서 감히 미야자키 하야오를 이을 일본 애니메이션의 기둥으로 평가받는 인물로

moku-culture.tistory.com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방인의 시각도 놓치지 않습니다. 호다카와 히나는 주류에서 벗어났고,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갈 곳이 없습니다. 대도시 도쿄는 대단하지만 무서운 공간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사람들은 살아갑니다.

 

 

가끔씩 도쿄가 그립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면 더욱 그곳으로 도망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가면 다시 그곳이 생활공간이 되고, 지겨워지고, 외로워질겁니다.

 

도쿄는 익숙하면서도 그리운, 그런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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