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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1. 연가7년명 금동불입상(延嘉七年銘金銅佛立像)

연가7년명 금동불입상(延嘉七年銘金銅佛立像)은 ‘서 있는 부처님의 모습을 동으로 만들어 금을 입힌 것으로 연가 7년이 새겨진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불상의 광배(부처님 몸에서 나오는 진리의 빛을 형상화한 것으로 부처님 등과 머리 부분에 있다) 뒷부분에 다음과 같은 47자가 새겨져 있다.

 

사진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延嘉七年歲在己未高麗國樂良 東寺主敬第子僧演師徒?人共 造賢劫千佛流布第卄九因現義 佛比丘法穎所供養

 

이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연가 7년인 기미년에 고려국(高麗國: 고구려)의 수도 낙양(樂良: 평양)에 있던 동사(東寺)의 주지스님 경(敬)과 그 제자 승연(僧演)을 비롯한 사도 40인이 함께 현겁천불(賢劫千佛)을 조성하여 유포하기로 하였는데 (이 불상은) 제29불인 인현의불(因現義佛)로 비구 법영(法穎)이 공양합니다.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따라서 이 불상은 기미년이었던 연가 7년에 고구려의 낙랑지방(현재 평양으로 추정)의 동사에서 주지스님을 비롯한 승려 40인이 천 개의 불상을 만들어 봉헌한 것 중에 하나이다. 광배에 새겨진 이 문장 덕분에 만들어진 시기와 지역, 봉헌한 인물과 봉헌 목적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 불상은 1963년에 경북 의령에서 발견됐는데, 만약에 광배에 새겨진 글자가 없었다면 출토지에 따라 신라 불상으로 추정됐을 것이다. 그러나 저 명문 때문에 남한에서는 보기 드문 고구려 불상임을 확인했다. 더불어 제작연대를 알 수 있는 불상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불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2. 연가 7년은 언제인가

그렇다면 연가 7년은 언제인가? ‘연가’가 고구려에서 사용했던 연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어떤 왕이 연가라는 호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현존하는 문서에 분명히 나와있지 않다. 그렇다면 고구려에 불교가 전파된 372년 이래로 기미년이 언제였는가를 따져보는 방법이 이용된다. 60년 주기로 반복되므로 기미년은 419년, 479년, 539년, 599년 등이다. 내가 처음 이 불상에 대해 배울 때에는 연가 7년이 특정한 왕의 연호이며, 7년째를 나타낸다고 보아 장수왕 7년인 419년으로 여겨 5세기 고구려 불상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미술사학에서는 419년에는 저러한 양식이 중국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 양식을 보아 539년 작품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539년 작품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6세기 초반 작품이 되는데, 그렇다고 해도 국내에서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불상 중에서 제일 오래된 것임은 변하지 않는다.

 

3. 생략과 강조

이 불상은 사실 석굴암이나 금동반가사유상 등 자연스러운 곡선을 가진 불상에 비하면 많이 투박하다. 얼굴은 손으로 빚은 듯 투박하고, 연꽃으로 덮인 대좌도 뛰어난 조형미를 보이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가사의 옷 주름도 두텁게 표현되어 있다. 자세하고 화려하게 표현하기보다 단순하게 툭 던져놓은 듯하다.

 

반면 광배의 불꽃무늬는 세심한 선으로 표현했는데, 이것이 옷주름과 대좌의 단순함과 대비되어 불꽃무늬를 더욱 역동적으로 보이게 한다.

 

과감한 생략과 강조를 통해 부처님의 진리의 빛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4. 아무것도 두려워말라

사진 직접 촬영

나는 내 맘대로 이 불상을 친구라고 부른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갈 때마다 이 친구의 안부를 확인하고, 한참을 바라보다 온다. 이 친구는 전체 높이가 16cm 정도로 매우 작다. 그러나 한 뼘도 채 되지 않은 작은 친구가 내뿜는 에너지는 강렬하다.

 

이 친구의 얼굴은 다른 불상들의 근엄한 얼굴과 다르다. 뭔가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한편 개구진 아이 같다. 수인은 ‘시무외인여원인’을 하고 있다. 이는 오른손을 위로 향하게 하여 손바닥을 밖으로 내밀고, 왼손은 아래로 하여 손바닥은 몸 쪽으로 둔다. 이 수인은 ‘어떠한 두려움도 없애주고, 어떠한 소원도 다 들어준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작은 친구를 볼 때마다 근심 걱정을 떨구고 온다. 이 개구진 표정의 친구는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말해 준다.

 

이 글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와 관련 도서를 참조해서 작성했습니다. 이 글의 상업적 이용과 무단 도용을 금지합니다. 사진의 저작권은 사진 출처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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