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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국립 중앙박물관

 

1. 창조신 복희와 여와

 

복희와 여와는 중국 고대 신화와 설화에 나오는 창조신으로 신농과 함께 삼황으로 불리기도 한다. 복희는 천지 만물과 함께 팔괘(八卦)와 불을 만들었고, 인류에게 고기 잡는 법도 가르쳤다고 한다. 여와는 인류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복희와 여와에 대한 이야기는 오랜 기간 다양한 형태로 전승되었다. 한나라 때는 복희와 여와가 부부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당나라 때에는 남매라는 설정도 있었다.

 

이 그림에서 복희와 여와는 하반신의 뱀꼬리를 서로 얽어 마치 한 몸처럼 보이는데, 이들이 천지만물의 생성에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복희는 측량을 위한 자와 먹통을, 여와는 가위처럼 생긴 컴퍼스를 들고 있다. 이를 이용해 둥근 하늘과 네모난 땅을 만들었다는 창조 설화를 나타내고 있다.

 

2. 중앙아시아 미술의 특색

 

국립 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창조신 복희와 여와’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속하는 아스타나(阿斯塔那) 고분군에서 발견되었다. 이 그림은 무덤에서 천장화를 대신해 관 위에 걸려있었으며 따라서 네 모서리에 그림을 걸기 위한 구멍이 있다.

 

중국의 창조 설화를 나타내면서도 이 그림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특색이 나타나 있다. 복희와 여와의 복식에서 중앙아시아의 특색이 나타나고, 손과 목의 윤곽을 붉은색으로 그려 음영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 그림은 특이하게 비단이 아닌 마에 그려졌다. 당나라가 이 지역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마를 재배 했는데, 따라서 이 그림이 당나라 이후에 그려진 것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여와의 화장법도 당나라의 여인들의 화장법으로 볼 수 있다.

 

3. 조선 총독부가 남기고 간 유물

 

그렇다면 중앙아시아의 무덤에서 나온 유물이 왜 한국 박물관에 걸려있는 것일까?

 

이 그림은 1912년 오타니 탐험대가 아스타나 고분군에서 발견했다. 오타니 탐험대는 일본 정토진종의 지도자였던 오타니 고즈이가 결성한 것으로 3차에 걸쳐 중앙아시아 지역을 탐험했다. 오타니 본인도 인도와 동남아 지역에서 불교를 연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속한 니시혼간지의 재정문제로 탐험이 중단되고, 유물도 팔아야만 했다. 고베의 부자였던 구하라가 이 유물들을 구입했고, 후에 조선총독부에 기증했다. 그런데 1945년 일본이 패망하면서 이 유물들을 그대로 놓고 가버린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탐험은 돈과 시간과 열정이 필요한 힘든 작업이다. 역사의 아이러니 덕분에 우리는 서울에서 중앙아시아의 유물을 쉽고,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이 글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와 관련 도서를 참조해서 작성했습니다. 이 글의 상업적 이용과 무단 도용을 금지합니다. 사진의 저작권은 사진 출처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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