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바꾸고 싶지 않은 일상의 행복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1. 바꿀 수 없는 것, 바꾸고 싶지 않은 것

 

20살이 된 팀은 아버지에게 시간여행에 대해 듣는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역사를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나의 과거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 이런 끝내주는 가문의 내력을 듣고도 팀은 “여자 친구나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을까? 팀은 시간을 돌려서 샬럿에게 수차례 고백하지만 결국 샬럿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시간을 돌려도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는 없는 것. 하지만 메리는 다르다. 팀이 계속 시간을 돌려도, 메리는 팀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에 빠진다. 샬럿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듯이 메리의 사랑도 바뀌지 않았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팀은 메리와 결혼하고, 가족이 늘어가면서 하루하루의 행복을 즐긴다. 시간여행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다루고, 충분히 느낀다. 팀은 평범한 하루가 주는 행복을 깨닫고, 더 이상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2. 가족, 가장 작지만 가장 단단한 울타리

 

팀은 여동생인 킷캣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시간을 돌려서 잘못된 만남을 막았다. 하지만 그 결과로 사랑하는 딸이 낯선 아들로 바뀌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팀은 딸을 되찾기 위해 시간을 돌리는 것은 포기했고, 결국 킷캣은 예정대로 사고를 당했다. 그렇다고 이건 딸을 위해 동생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팀과 메리는 킷캣을 간호하고, 위로하고, 항상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그 덕에 킷캣은 잘못된 관계를 스스로 고칠 힘을 얻었다. 밝고, 순수하지만 어딘가 나사가 빠진듯한 킷캣은 시간을 돌려서 잘못된 만남을 한번 막아봤자 다음에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아프고, 힘들더라도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족이다. 가족이 주는 울타리는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강하다.

 

3.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아버지는 시간을 하루를 두 번 살게 되면 처음엔 긴장되어 느낄 수 없었던 순간들을 여유롭게 음미하고, 더욱 행복해진다고 했다. 하지만 팀은 아버지와 다른 선택을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백 투 더 퓨처 2(Back to the Future), 시간을 달리는 소녀, 어바웃 타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백 투 더 퓨처 2(Back to the Future), 시간을 달리는 소녀, 어바웃 타임

사람은 살면서 매 순간 선택을 한다. 때로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 결과 상처 받고, 후회한다. 그럴 때마다 시간을 돌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직장을 얻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할 때, 결혼, 출산, 그리고 가족의 죽음. 어떤 순간은 마냥 기쁘지만 어떤 순간은 혼란스럽고,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진다. 팀은 그 시간을 지나오면서, 살아있는 매 순간에 충실하게 살기로 한다.

 

자신의 선택과 그 결과까지 껴안으며 일상의 소중한 행복을 느끼는 삶,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