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문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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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인간은 섬이다.

 

일찍이 본 조비가 “No man is an island”라 말했지만 인간은 섬이라고 믿는 두 명의 소년이 있다. 그들의 유년은 불안정하고, 불안했고, 외로웠다. 그래서 스스로를 고립시켰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한 소년은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관계란 어렵고, 무겁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벼운 관계만을 찾았다. 다른 소년은 달랐다. 혼자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둘도 부족하다. 적어도 셋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인간은 하나의 섬이다. 종국에는 스스로가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 아버지가 남긴 유산으로 잘 먹고 잘살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윌, 심한 우울증을 앓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피오나, 왕따를 당하는 마커스… 모두가 각자의 짐을 지고 있고,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 말미에 윌이 말한 것처럼 그 섬들도 바다 밑에서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섬이면서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 다만 그것을 모르고, 혼자서 상처받고, 숨으려고 할 뿐이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시인은 <섬>에서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라고 했다. 의미는 좀 다르지만 너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것인데, 그 섬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뛰어넘어야 할까?

 

필요한 것은 용기(courage). 마커스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 윌에게 거래를 제안하고, 윌의 집에 가서 초인종을 누른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것이 빤히 보이는데도 교내 콘서트에 지원한다.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노래를 부르기까지… 누가 마커스의 용기에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어느 정도까지 버릴 수 있을까?

 

반면 윌은 계속 피해다니기만 했다. 데이트도, 대부가 되어달라는 요청도 여러 핑계를 대면서 도망 다녔다. 그런 그의 삶에 마커스가 난입했다. 아무 사이도 아닌데, 그저 같이 영화 보고, 간식을 먹었을 뿐인데… 자기를 묘하게 닮은, 혼자서 상처를 짊어지고 있는 마커스가 눈에 밟힌다. 그래서 마커스와 같이 노래한다. 아무 사이도 아닌데, 용기를 낸다.

 

그렇게 한 걸음 다가가고, 그렇게 소년은 어른이 되었다.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피오나는 음악이 모든 것을 치유해준다고 말했다. 과연 그랬을까? 피오나는 노래를 불렀지만 스스로의 상처는 어루만지지 못했다. 윌은 모두가 즐거워하면서 부르는 크리스마스 캐럴 때문에 가족이 파괴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음악을 하고 싶지만 도망다녔다. 진짜 원하는 것을 마주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음악은 힘을 갖고 있다. 마커스는 엄마를 위해 노래하고, 랩을 하면서 친구를 만들어간다. 윌은 스스로 기타치고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상처에서 벗어났다.

 

사람은 하나의 섬이다. 물론 그 섬들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그 연결은 느슨하며, 잘 보이지 않는다. “나”를 “우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용기”와 “우리의 포용”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음악은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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