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문화가 된다

728x90
반응형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제이콥과 모니카는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모니카는 가족이 다 같이 건강하고, 단란하게 살길 바란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살만 했는데 왜 촌구석인 아칸소까지 왔는지, 왜 트레일러에서 살아야 하는지… 너무 힘들고, 지친다. 제이콥은 자기 땅에서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다. 캘리포니아에서 죽도록 병아리 감별사를 해서 고향의 가족들을 먹여 살렸다. 이제는 나만의 성취를 이루고 싶다. 쓸모없는 수평아리가 되고 싶지 않다.

 

모니카는 신을 믿는다. 신이 데이빗의 병도 고쳐주고, 귀신도 쫓아주고, 모든 것을 바로잡아 줄 것이라고 믿는다. 제이콥은 땅을 믿는다. 좋은 땅에서는 분명 좋은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든 무엇을 믿든, 그들을 구원한 것은 사랑이었다. 외할머니 순자는 데이빗에게 끊임없이 칭찬을 하고, 죽음의 공포에 떠는 데이빗을 꼬옥 껴안아준다. 처음에는 할머니가 싫다고 떼쓰던 데이빗은 떠나려는 할머니를 붙잡으려고 뛴다. 모니카는 먹고 살만하면 같이 살고, 힘들면 헤어져야 하는 거냐고 묻는다.

 

모든 것을 다 잃었을 때 가족은 드디어 하나가 되었다. 그들은 가족을 위해 일하고, 가족을 믿고, 가족의 사랑으로 버텨 나간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그 땅을 억지로 붙잡고 자라났다.

미나리는 물만 있으면 “어느 땅에서도” 잘 자라난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아무리 척박한 환경이라도 미나리는 꾸준히 뿌리를 내린다. 그건 땅이 미나리를 키운 것이 아니다. 미나리가 땅을 붙잡고, 온 힘을 다해 자라난 것이다.

 

이민자의 삶은 미나리와 닮았다. 억척같이 살아낸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낯선 땅에서 고생을 감내한다. 고국에서의 삶은 더 힘들었고, 희망도 없었기 때문에 되돌아간다는 선택지는 없다. 그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버틴다.

 

그런 삶을 지탱해 준 것은 가족이다. 그 땅에서 살만하다고 느낀 것도 곁에 가족이 있기 때문이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힘들 때 더욱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다. 아버지의 등에서, 어머니의 손길에서, 할머니의 품에서 가족은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난다.

 

 

Local but Global

영화는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로 가득 차 있다. 제이콥은 한국 이민자들을 타겟으로 한국 채소를 키우려고 하고, 모니카는 한인 교회에 나가고 싶어한다. 할머니인 순자는 한국에서 고춧가루, 말린 멸치와 데이빗이 먹을 한약을 가져온다. 화투를 가져와 great game인 고스톱을 알려주며, 미나리 씨를 가져와서 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미국에 이민 온 한인의 고생담에서 그치지 않고, 만인이 공감할 가족의 이야기를 한다. 부모는 자식의 미래를 위해 희생하고, 더 나은 것을 주려고 한다. 가족은 갈등을 껴안고 있지만 결국 그것마저도 포용한다.

 

나를 일하게 하는 힘, 너를 달리게 하는 힘, 우리가 버티는 힘이 가족에게서 나온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