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문화가 된다

728x90
반응형

Cynical Realist(냉소적 사실주의자)

Post 89 세대

岳敏君(Yue Minjun, 웨민쥔 또는 유에민쥔)은 1962년에 중국에서 태어났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냈고, 개혁개방 시기에 청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겪었다.

 

마오 시대에는 모든 것이 획일적이었고, 맹목적이었다. 종교가 없는 중국에서 마오는 신이었다. 그 시대가 겨우 지나는가 싶었다. 개혁개방을 외치며 모든 것이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천안문 광장을 가로지르는 탱크 앞에서 모든 기대는 무너졌다. 생각은 쓰러져 가고, 물질만이 넘쳐났다.

 

천안문 사태를 겪으면서 중국 사회는 극도의 무기력과 불신을 경험했다. 일명 ‘post 89 세대라 불리는 예술가들은 사회 정치 문제를 자조를 섞어 표현했다. 특히 Yue Minjun, Fang Lijun, Liu Wei냉소적 현실주의자(Cynical Realist)로 불렸다. ‘post 89 세대는 중국 사회를 억누르는 체제에 대해 조소를 날리면서 동시에 중국식 pop’을 통해 넘쳐나는 물질을 묘사했다. 이들이 그려내는 중국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충돌하고, 이상과 현실이 어지럽게 섞여 있으며, 반성과 쾌락이 병존한다.

 

<처형>

 

 

순응인가 저항인가

Yue Minjun의 작품 속 인물은 거의 대부분 입이 찢어질 듯 웃고 있다. 눈은 감은 채로 이를 훤히 드러내고 웃는다. 그 모습이 마치 동네 바보형 같다. 그는 작품 속 웃는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 작품 속 인물은 모두 바보 같다. 그들은 웃고 있지만 그 웃음 속에는 강요된 부자유와 허무가 숨어 있다. 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이들은 곧 내 초상이자 친구의 모습이며 나아가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Rolling on the Grass>

 

그의 작품 속에서 인물들은 바보같이 웃고, 괴상하게 몸을 비튼다. 마오와 레닌이 지나가도 웃고, 물에 빠져 죽기 직전인데도 웃는다. 작가는 그로테스크한 군상을 나열하면서 획일적인 중국 체제를 비꼬고, 동시에 아무 고민 없이 체제에 순응하고, 물질주의에 빠져드는 군중도 비꼰다.

 

 

<사막>, <기억>

 

A-Maze-Ing Laughter of Our Times!

<한 시대를 웃다!>라는 이상한 번역이 된 <A-Maze-Ing Laughter of Our Times!>는 국내 최초로 열리는 Yue Minjun의 개인전이다. 2000년대 중후반 작품부터 최근 작품이 주를 이루고, 가장 유명한 작품인 <처형>은 실물이 아닌 프린트물로 전시되어 있다.

 

천안문 사태가 일어난 지도 30년이 지났다. 지금의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고, 인민들은 더욱더 물질에 취해있다. 그리고 21세기의 마오를 꿈꾸는 시진핑이 집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어떤 작품을 보여주는 것일까?

 

그는 체제에 억눌린, 무기력한 인간에서 이제는 죽음을 생각하는 인간이 되었다. 그의 작품은 마치 무라카미 다카시처럼 팝적인 요소가 강해졌다. 붉은 피부의 원초적 바보가 지배하던 캔버스는 보다 온화한 색감과 자본주의의 이미지가 채우고 있다.

 

 

그는 체제에 완전히 순응한 것일까? 가슴에 숨겨뒀던 날카로운 칼날은 세월과 함께 무뎌지고, 돈과 바꿔버린 것일까? 원명원에 숨어서 체제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던 작가가 이제는 1200여 평의 대저택에서 팝 아트를 생산해내는 모습이 처량하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