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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호민과 재환>에서 호민은 <신과 함께>, <무한동력>으로 유명한 웹툰 작가 주호민이며, 재환은 그의 아버지이자 현대 미술 작가인 주재환이다. <호민과 재환>은 현대미술과 웹툰이라는 다른 영역에서 각자의 세계를 구축해 온 부자(父子)의 작품을 모은 전시로 ‘스토리텔러’인 두 사람이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는지를 보여준다.

호민과 재환, 본인 촬영

 

 

사회 부조리에 날리는 하이킥!

아버지 주재환은 정치 민주화가 주요한 이슈였던 1980년대에 전쟁, 자유, 이념 등을 작품의 주제로 다뤘다. 미술계의 부조리나 인간의 구차한 본성을 꼬집기도 한다.

주재환 작품, 본인 촬영

 

아들 주호민은 2000년대를 살면서 아버지와 다른 세상을 보았다. 그가 보는 세상은 더 이상 이념 때문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대신 취직하기 위해, 집을 사기 위해, 아이를 낳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뛰어야 하고, 경쟁해야 하는 세상이다. <무한동력>에는 공무원 시험과 취업을 준비하면서 좌절하는 청춘이 나오고, <신과 함께>에서는 철거민과 과로로 죽은 영혼을 위로한다.

 

주호민 작품, <무한동력>, 본인 촬영

 

아버지와 아들이 주목하는 시대와 사용하는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그들은 모두 당시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고, 풍자한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결합

아버지 주재환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려진 사물을 작품의 재료로 삼아 형태를 만들고, 텍스트를 덧붙인다. 그는 다양한 오브제를 덧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며, 이렇게 만든 형태에 시적 메타포를 더한다. 따라서 그는 “이미지에 이야기를 담는다”고 볼 수 있다.

 

주재환 작품, 본인 촬영

 

 

아들 주호민은 웹툰 작가로 그의 작품은 사각형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진다. 주호민은 단순히 인물과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서사를 진행시키는 힘이 강한 ‘스토리텔러’이다. 웹툰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마치 영화와 같은 진행방식을 보여주며, 어느 순간 퍼즐이 맞춰지도록 이야기를 배치한다. 그런 그는 “이미지로 이야기를 품는다라고 볼 수 있다.

 

현대미술과 웹툰. 아버지와 아들이 속한 장르는 다르지만 그들은 사회현상을 날카롭게 바라보고, 위트있게 표현해 냈다. 이들이 만들어 낼 시너지 효과, 콜라보레이션 작품이 기대된다.

 

아버지 작품 너머로 보이는 아들의 작품, 본인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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