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딜릴리>, <미드나잇 인 파리>-Paris, Belle époque et Années folles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파리의 빛과 어둠-<파리의 딜릴리(Dilili in Paris)>

1890년대 파리.

여자 아이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작지만 용감한 소녀 딜릴리는 끔찍한 유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파리 곳곳을 누빈다. 르누아르, 모네, 로트렉, 로댕 같은 예술가들이 힌트를 주고, 파스퇴르와 에드워드 7세는 곤경에 빠진 딜릴리를 구해준다. 마리 퀴리, 사라 베르나르, 루이즈 미쉘, 엠마 칼베는 용기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파리의 밤과 낮-<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2000년대 파리.

헐리우드 시나리오 작가인 길은 사랑스럽지만 취향은 맞지 않은 연인인 이네즈와 파리 여행 중이다. 길은 시나리오 보다는 소설을 쓰고 싶고, 말리부의 해변이 아닌 파리의 다락방에서 살고 싶으며, 1920년대 파리를 동경한다.

길은 파리의 밤거리를 헤메다 우연히 1920년대로 타임슬립 한다. 그토록 좋아하던 1920년대 파리에서 피츠제럴드 부부에게 이끌려 파티에 가고, 콜 포터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피카소와 살바도르 달리를 만나고, 존경하는 헤밍웨이에게 자신의 소설을 보여주며 평가를 부탁한다.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아드리아나와를 만나 사랑에 빠지만 아드리아나는 1920년대가 따분하다고 말하며 1890년대 벨 에포크 시대를 동경한다.

 

그들이 사랑한 그 시절, Belle époque et Années folles

1890년대 Belle époque(아름다운 시절), 인상주의와 살롱 문화

혁명의 여파가 지나간 1890년대.

파리는 아름다운 시절(Belle époque)을 맞이했다. 산업혁명 덕에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비행기가 발명되고, 기차와 유람선이 대형화되는 등 기술 발전이 이루어졌으며, 의학, 과학에서 새로운 발견이 잇따랐다. 만국박람회가 열렸고, 에펠탑이 세워졌다. 이러한 발전 덕분에 유토피아적 낙관주의가 파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문화적으로는 살롱 문화가 번성했다. 르누아르, 모네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활약했고, 알폰스 무하로 대표되는 아르누보 양식이 등장했다. 앙드레 지드, 마르셀 프로스트는 사실주의와 모더니즘 문학을 선보였다.

 

그러나 파리의 아름다운 시절은 식민지와 노동자를 착취한 결과였다.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고, 피부색과 출신지로 사람을 차별했으며, 여자라는 이유로 박해했다. 아름답지만 잔인했던 벨 에포크는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끝났다.

 

1920년대 Années folles(광기의 시대), 초현실주의와 까페 소사이어티

전쟁이 끝난 1920년대. 

세계의 중심은 미국으로 옮겨갔다. 1차대전의 승전국이면서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던 미국은 매년 10% 가깝게 경제가 성장하고 있었다. 그 덕에 미국은 소비가 증가하고, 대중문화가 폭발하는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를 보내고 있었다. 미국의 대중문화는 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리던 파리에도 전해져 광기의 시대(Années folles)를 불러왔다. 당시의 미국 예술가들은 과거의 문화 수도인 파리로 이주했고, 까페 소사이어티(Café society)를 주도했다. 몽파르나스 지역이 있는 좌안의 까페에서는 거트루드 스타인,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같은 작가가 모여들었고, 피카소, 마티스, 살바도르 달리 등이 초현실주의를 이끌었다. 까페에는 재즈가 흘렀고,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는 대중을 사로잡았다.

 

미국이 가져다 준 광기의 시대는 미국이 가져다 준 불황(1929년 대공황)때문에 사그라들었다.

 

달콤씁쓸한 도시의 기억

어둠이 있기에 별이 빛나 보인다.

딜릴리는 물질적,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파리에서 인종차별과 여성박해를 경험하고, 가난과 질병의 현장을 목격한다. 길은 미친듯이 춤추고, 노래 부르던 그 시절에도 사람들은 불안하고, 쓸쓸함을 깨닫는다.

 

그 어떤 도시 보다 빛났던 파리는 그 어떤 도시보다 더 긴 그림자와 더 깊은 허무를 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