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머릿속이 너무 복잡할 때가 있습니다. 좋다가도 싫고, 망설이다가 엉뚱한 짓을 해버리기도 합니다.
도대체 내 머릿속에서 누가 무슨 짓을 하길래 이렇게 되는 걸까요?
머릿속에 사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3편을 모았습니다.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에서 11살 라일리의 머릿속에는 5가지 감정(Joy, Sadness, Anger, Disgust, Fear)이 있습니다. 모든 감정이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일하고, 라일리의 기억과 성격을 만들어갑니다. 라일리는 가족을 사랑하고, 정직하며, 하키도 잘하는데, 좋은 친구도 있는 재미있는 아이입니다. 어느 날, Sadness가 라일리의 코어 기억을 만지면서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11살에게 슬픔따윈 필요 없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슬퍼할 줄 알아야 공감과 위로를 할 수 있더군요. 인간은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성장하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게 아닐까요?
어른이 된다고 해도 쉬운 일은 없습니다. <내 머릿속의 포이즌 베리(脳内ポイズンベリー)>에서 30살이 된 사쿠라이 이치코의 머릿속은 매일 시끄럽습니다. 의장인 요시다(이성)와 이케다(부정), 이시바시(긍정), 하토코(충동), 기시(기억)까지 5명이 모여 치열하게 회의해 이치코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고백을 할까 말까, 화를 내야할까 말까. 5명이 회의만 하다가 결국엔 아무것도 못하고 우물쭈물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사쿠라이 이치코의 성격이 만들어졌죠. 똑 부러져 보이는데 속은 한없이 무르고, 좋다 싫다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죠. 이렇게 결론 없이 싸우기만 하다가 가끔 욕망(검은 여자)이 나타나서 모든 걸 제압해 버리기도 합니다.
이치코가 힘겹게 고백하고, 사랑하고, 상처받고, 다시 그걸 극복해 나갑니다.
사랑을 핑계로 자신을 부정하고,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등장인물이 가장 많은 건 <유미의 세포들>입니다. 30대 유미의 머릿속에는 세포마을이 있습니다. 세포들은 특성(이성, 감성, 히스테리, 양심 등), 욕구(식욕-출출이, 성욕-응큼이 등), 행동(집안일, 세수, 패션 등), 신체부위(손, 발, 혀 등) 등 다양합니다. 각각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도 하고, 힘을 모아 맷돌을 굴려서 유미를 움직이게 합니다. 물론 프라임 세포가 등장해서 한번에 주도권을 갖고 가기도 합니다.
유미의 세포들도 이야기합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유미라고.
기억하세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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