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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모험 vs. 책임감

월터 미티(Walter Mitty). 유명한 시사 잡지 <라이프(LIFE)>의 직원이지만 그의 삶은 단조롭다. 양복을 입고 평범하게 출근해 하루 종일 어두운 골방에서 사진을 골라낸다. 그렇게 16년을 일했다. 지루한 일상은 그를 소심하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 한번 제대로 붙여보지 못하고,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데도 가족의 추억이 담긴 피아노를 팔지도 못하며, 얄미운 상사에게 말대꾸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가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면서 멍 때리는 순간이 월터에게 주어진 유일한 탈출구다.

 

그런 월터에게도 날리던(??) 시절이 있었다. 17살 이전의 월터는 모히칸 스타일을 하고, 스케이트 보드를 타며 질주하던 소년이었다. 배낭 하나 메고 유럽을 여행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17살 월터는 모히칸 스타일의 머리를 자르고, 파파존스에 취직했다. 파파존스 다음은 KFC, 그렇게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일했다. 스케이트 보드와 유럽 여행은 잊었고, ‘파파(papa)'라는 단어에서 슬퍼할 여유도 없었다.

 

월터는 사진가 숀 오코넬의 사진을 전담한다. 숀은 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사람이다. 분쟁지역에 들어가 반군의 총에 맞기도 하며, 폭풍이 치는 바다와 폭발하는 화산에 뛰어든다. 그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모험을 다 하는 것 같다. 정작 그런 역동적인 사진들을 하루종일 보고 있는 월터는 골방에 갇혀 일만 한다.

 

밥벌이의 위대함

사람들은 숀의 삶을 동경하고, 월터의 삶을 보고는 지루하다고 한다. <라이프> 지의 폐간을 앞둔 기념비적인 표지 사진도 엄청난 모험을 담은 숀의 역작일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숀이 잡아낸 삶의 정수(The Quintessence of the LIFE)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월터의 모습이었다. 숀은 <라이프(LIFE)> 지를 만들어 온 모든 직원에게, 아니 자신의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하고, 가족을 먹여 살리고, 오늘을 살아가는(live) 모든 이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우리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깨닫지 못한다. 산소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사는 게 그저 지루하다고 여기며, 어딘가에 있을 파랑새만을 쫓는다. 그러나 숀의 말처럼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원하지 않는다. 숭고하고, 아름답지만 우리가 잊고 있는 밥벌이의 위대함을 숀은 월터의 사진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줬다.

 

 

<LIFE> 사진전: The Last Print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중에서 <LIFE>의 모토

 

<LIFE>는 미국의 시사 잡지로 생생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사진으로 유명하다. 시사 잡지인만큼 전쟁의 소용돌이를 보여주거나 유명인사의 사진을 찍어 역사의 한 장면을 전했고, 문제작으로 여겨지는 화보를 만들었다. 그러나 <LIFE>는 1%의 특별한 인물만을 보여주지 않았다. 전쟁에 고통받는 모습도, 동시에 가족에게 둘러싸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아주 보통의 우리들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LIFE>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모험과 일상이 교차하는 삶(LIFE)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 중에서 딸을 바라보는 존.F.케네디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 중에서 얄타회담의 주역들(왼쪽)과 인형극을 보는 아이들(오른쪽)

 

 

영화에서와 같이 실제로 <LIFE>지는 2007년에 종간하고, 온라인판으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과거 사진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2021년 9월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sejongpac.or.kr/portal/performance/exhibit/view.do?performIdx=31883&menuNo=200005&sdate=2021-08-28&edate=2021-09-28&pageIndex=1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

티켓정보 성인(만 19세 이상) 15,000원 청소년(14세~ 19세) 11,000원 어린이(4세~13세) 9,000원 특별할인* 7,500원 할인정보  [세종S멤버십 할인] S멤버십 스타트,스페셜,시그니처 20% 특별할인 및 무료입장

www.sejongp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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