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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람들

먼 곳만 바라보는 남자

다카키는 이별에 익숙하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자주 이사를 다녔다. 잦은 만남과 이별은 상처를 남기고, 아물기를 반복했다. 아카리도 그런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아카리에게서 편지가 왔다. 그 편지를 따라 그녀를 만나러 갔다. 아카리가 있는 곳은 멀었고, 시간은 더디게 흘렀다. 그날 밤 이후 다카키는 먼 곳만 바라봤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다카키에게 아카리는 아름다운 추억이자 언젠가 이뤄내야 할 목표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그들의 인연이 자연 소멸했음에도 추억은 미화되었고, 목표는 더욱 높아졌다. 그렇게 먼 곳만 바라보느라 주변에 마음을 주지 않았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친절은 상대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렇게 다카키는 카나에, 리사와 가까워질 수 없었다.

 

상처에 갇혀버린 여자

유키노는 혼자서는 걷기 힘들다. 제자에게 공격당했지만 연인은 그녀를 지켜주지 않았다. 상처는 그녀를 할퀴었고, 감각을 앗아갔다.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고, 플랫폼에 서보지만 만원 전철에 몸을 싣고 출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비 오는 날, 아무도 찾지 않는 신주쿠 쿄엔에 몸을 숨겼다. 비는 세상과 그녀를 갈라놓았고, 그렇게 그녀는 빗속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비 오는 공원에 다카오가 찾아왔다. 도시락을 나눠먹었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발을 보여 주었다. 장마는 길었고, 두사람은 천천히 조금씩 가까워졌다.

 

 

슬픔은 먼지처럼 쌓인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매일 걷는 거리, 매일 타는 전철,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모두가 상처를 받는다. 상처는 아물기도 하고, 곪기도 하면서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 우리는 상처를 껴안고 사느라 주변을 보지 못하고, 그렇게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 벚꽃이 흩날리듯, 비가 쏟아지듯, 낙엽이 떨어지듯, 눈이 내리듯, 슬픔은 매일 쌓여간다.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거리가 있고, 우리는 모두 다른 속도로 살고 있다. 다른 누군가를 따라잡기 위해 애써보지만 그 사람은 이미 너무 멀리 있다. 그 거리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 다카키가 눈 내리는 밤에 기차를 탔듯이, 다카오가 유키노에게 고백했듯이. 하지만 우리는 저 멀리에 있는 누군가를 동경하면서, 내 옆에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면서 또 그렇게 매일을 살겠지.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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